음성군외국인지원센터
음성군외국인지원센터
  • 이재홍
  • 승인 2019.02.18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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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노동자들 우리 문화에 잘 적응하도록 지원
한국문화를 배우기 위해 많은 외국인들이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를 찾고 있다.
한국문화를 배우기 위해 많은 외국인들이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를 찾고 있다.

 

한국어·한국문화·법률·인권·노동 등 다양한 과목 교육
수강생 14반 400명에 관리직원 13명뿐…인력 태부족

 

음성군의 총인구는 지난해 12월 기준 10만 5103명이다. 이 가운데 외국인 인구는 9273명으로 총인구의 8.82%에 해당하는 외국인들이 음성군에 살고 있다. 이는 전국 평균(2.27%)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우리 문화에 잘 적응해 흡수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시설의 역할은 과거보다 훨씬 중요해졌다.
이와 같은 시점에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한국어와 우리 문화를 가르치고 법률·인권·노동 등과 관련된 다양한 지원을 하는 곳, 음성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센터장 유순익)를 찾았다.

비영리 민간단체로 2015년 개소
음성군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는 지난 2014년 운영위원회를 발족하고 2015년 4월 개소했다. 주요 업무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한국어를 비롯한 우리 문화를 가르치는 것이다.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비자 변경이 없다면 최장 4년 10개월간 우리나라에 체류할 수 있다. 체류 기간을 연장하려면 ‘사회통합 프로그램’을 반드시 통과해야만 한다. 이 때문에 한국어를 가르치는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는 큰 홍보 없이도 찾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
사회통합 프로그램은 0단계부터 5단계로 상반기 100시간, 하반기 100시간으로 구성된다. 수강생들은 100시간 중에서 80시간 이상을 이수해야 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부여받고, 시험에서 100점 만점 기준 60점 이상의 점수를 얻어내야 다음 단계로 올라설 수 있다. 그러나 배우려는 사람에 비해 가르치는 사람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유순익 센터장은 “현재 한국어 교육 청강생은 14반 400여 명인데 강사가 아닌 행정인력까지 합쳐도 센터 직원은 13명 뿐”이라며 “현재 외국인노동자센터는 법무부의 ‘사회통합 프로그램 공모사업’에 공모해서 지원받는 적은 강사비만으로 인건비를 충당하는 까닭에 강사가 더 필요해도 인력을 추가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형식의 한류’ 자부심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센터가 위태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부족한 인력을 기존 수료자들이 메워주고 있는 덕분이다. 한국어 강의를 먼저 수료한 학생들이 뒤따라 듣는 사람들의 절실함을 알고 자연스럽게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2개국이나 되는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모이는데도 여러 언어의 통역이 가능하다. 외국인들끼리 저마다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친분을 쌓는 것이다.
언어 교육뿐 아니라 지역 축제 활동이나 환경개선을 위한 봉사활동, 문화재 탐방을 통한 한국문화체험 프로그램 역시 외국인노동자들은 지원센터의 이름 아래 함께 참여한다.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연은 ‘한국’이라는 카테고리로 하나가 된다.
유 센터장은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새로운 형식의 한류라고 생각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2018 하반기 사회통합 프로그램 개강식에 참석해 교육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2018 하반기 사회통합 프로그램 개강식에 참석해 교육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지역사회의 적극적 관심 필요
현재 음성군은 내국인 인구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에 외국인 노동자의 수는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유 센터장은 “각자 나라에서는 엘리트 소리를 듣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온다”며 “실례로, 특히 임금 체납 같은 일이 일어나면 관련 법률에 대해 센터보다 더 잘 아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음성군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의 역할은 무조건적인 외국인 보호가 아닌 중재에 있다. 무작정 외국인 편을 들거나 반대로 기업 편을 드는 게 아니라고 한다.
유 센터장은 “운영비는 현재 법무부나 도청이 주관하는 공모사업을 신청해서 나오는 지원비가 전부”라며 “운전면허증 취득 지원을 위해 경찰관들의 도움을 받거나 컴퓨터교육지원을 위해 군의 지원을 받는 등 따뜻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커져만 가는 지원센터를 감당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외국인노동자들이 늘고 있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기에, 이를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뷰

“할 수 있는 한 최선 다해 많은 사람 도울 것”

유순익 음성군외국인 지원센터장
유순익 음성군외국인 지원센터장

유순익(57) 음성군외국인지원센터장은 지난 2015년 개소 이후 4년 째 센터를 이끌고 있다.
유 센터장은 지원센터가 발족하기 전, 다문화가족 지원센터에서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강사로 일했다고 했다. 그러는 와중에 이주여성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더 고통 받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그들을 돕고자 나섰다.
그는 “나 자신이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겪었기 때문에 나처럼 힘든 시절을 보내는 사람들을 돕고 싶어 이 일을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많은 사람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므로 지역사회 각계각층에 있는 많은 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사회적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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