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원씩 들여 설치한 혁신도시 육교 ‘유명무실’
수억 원씩 들여 설치한 혁신도시 육교 ‘유명무실’
  • 황인걸
  • 승인 2018.12.1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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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통행 없는 곳에 육교만 덩그러니 설치 경관저해 2곳 육교의 경우 인근에 횡단보도 있어 이용률 '제로'

진천군 덕산면지역 천년나무7단지아파트 앞에 있는 연미육교의 경우 인근 2곳에 횡단보도가 있어 이 육교를 이용하는 사람은 없다.
진천군 덕산면지역 천년나무7단지아파트 앞에 있는 연미육교의 경우 인근 2곳에 횡단보도가 있어 이 육교를 이용하는 사람은 없다.

주민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한 곳에 수억 원을 들여 설치된 혁신도시 내 육교들이 이용률이 극히 낮아 유명무실한 상태나 다름없다. 더구나 이들 육교는 주민들의 통행이 많지 않은 곳에 덩그러니 설치돼 있다. 연미육교와 대하육교의 경우 육교가 세워진 곳에 횡단보도가 있어 이용자가 거의 없는 상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혁신도시 육교 4개 모두 노인, 장애인, 임산부 등 교통약자를 위한 승강기(엘리베이터)가 양옆으로 설치돼 있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일부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주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충북혁신도시 육교는 음성군 맹동면지역에 중앙육교와 대하육교가 있고, 진천군 덕산면지역에 교연육교와 연미육교가 있다. 중앙육교는 충북혁신도시 입구인 신돈교차로에서 원중로를 따라 혁신도시터미널 방향으로 내려오다 보면 6차로를 가로질러 마치 랜드마크(land mark)처럼 서있다. 이 육교 주변 도로에는 길을 건널 수 없도록 펜스로 막아놓아 이 육교가 6차로를 건널 수 있는 유일한 통로지만 육교가 인도에 연계돼 있지 않고 상가지역과 연결돼 있어 이용자가 거의 없다. 또한 혁신도시 중심부를 관통하는 대하로 맹동면과 덕산면 경계부근 6차로를 가로질러 설치돼 있는 대하육교는 인근에 주거지도 많고 상가도 활성화돼 있어 활용가치가 높으나 육교 바로 옆에 횡단보도가 2곳이 있어 실제로 육교를 이용하는 주민은 찾아보기 힘들다. 덕산면지역에 있는 교연육교는 혁신도시 외곽에서 교연로를 따라 가다 보면 6차로를 가로질러 설치돼 있다. 이 육교의 경우 주거지역도 상가지역도 아닌 곳에 설치돼 있어 이용자가 거의 없다.
덕산면지역 천년나무7단지 아파트와 충북혁신 리슈빌아파트 사이에 설치돼 있는 연미육교는는 양쪽 아파트 주민들이 보행 편의를 위해 설치한 것으로 보이나 오히려 아파트 정문을 비껴나 세워졌다. 더욱이 이 육교 아래 2곳에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어 육교를 이용하는 주민은 하나도 없다. 또 다른 문제는 육교를 사용하지 않아도 꾸준히 관리해 줘야 한다는 점이다.
혁신도시 육교 모두는 교통약자를 위한 승강기가 양쪽에 설치돼 있다, 이 승가기들은 부식될 위험이 많고, 고장 날 수도 있어 음성군과 진천군이 2곳의 육교를 관리하기 위해 매년 900만 원을 투입하고 있다. 따라서 주민들이 이용하지도 않는 유명무실한 육교에 예산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이다. 혁신도시 주민들은 “왜 필요하지도 않은 육교를 세워놓고 불필요한 혈세만 낭비하는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연미육교 앞 천년나무 1단지 거주 주민 김모 씨는 “지금까지 이곳에서 몇 년 동안 살았지만 육교를 이용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며 “그런데도 매년 많은 육교관리비가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음성군 관계자는 “군에서도 주민들의 육교이용 빈도에 비해 매년 많은 관리비가 투입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하지만 교통약자를 위한 승강기가 있으므로 관리하지 않을 수도 없어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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