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을 딛고 꿈 이뤄낸 ‘희망의 아이콘’
역경을 딛고 꿈 이뤄낸 ‘희망의 아이콘’
  • 신정용기자
  • 승인 2017.02.24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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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정 화 중국어 강사

음성군청 평생학습팀 중국어 강사로 활동
“재능기부와 봉사로 주민과 함께 하고파”

▲ 씬씬중국어를 가르치는 외국어학원에서 밝은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원 안은 다문화가족체험담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을 때 가족사진)
▲ 씬씬중국어를 가르치는 외국어학원에서 밝은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원 안은 다문화가족체험담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을 때 가족사진)
친근감이 넘치는 교수법으로 중국어를 귀에 쏙쏙 들어오게 가르치는 '인기 짱'인 원어민 강사가 화제다. 음성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스타 대접을 받고 있다.
조선족으로 한국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 닥친 수많은 고초와 어려움을 이겨내고 더 큰 꿈을 향해 한 발씩 나아가고 있는 '희망의 아이콘' 경쾌한 목소리에 밝은 미소가 아름다운 한정화(45) 씨다.

힘들고 어려운 삶 속에서 꿈을 찾아

중국 길림성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련에 있는 한국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음성 출신 한국인을 만나 2004년 결혼과 함께 한국에 들어와 금왕읍에 뿌리를 내리게 됐다. 한국에 와서 아이 둘을 낳고 신혼생활을 하던 중 5년만인 2009년에 남편이 병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둘째 아이가 첫돌을 지나자마자 일어난 일이라 앞이 캄캄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식당, 세탁소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억척스럽게 살아왔다.
6살과 2살 된 아이들을 향애원에 맡기고 일과 봉사를 병행하며 살았다.
그러던 중에 향애원에서 지도를 해주던 분이 “중국어를 잘하니까 공부를 좀 더 해서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게 좋을 것”이라는 조언을 해줬다. 그 말 한마디가 중국어 강사가 되는 계기가 됐다.

중국어 강사가 되기 위한 끝없는 노력

2009년부터 중국어를 가르치기 시작했으나 음성지역에 중국어가 활성화되지 않아 경제적으로 어려웠다. 중국어수업만 가지고는 생계유지가 되지를 못했다.
무엇이든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어린이집이나 커피숍 등에서 일을 하면서도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밤잠을 줄여가며 악착같이 노력했고, 열심히 공부했다.
대소초, 하당초, 원남초 등에서 학생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쳤다. 그러나 중국어만 잘한다고 잘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교수법을 제대로 알아야 잘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자격증 취득에 전념했다.
2011년 다문화가정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이어 중국어 고급자격증과 어린이 중국어지도사 자격증을 연이어 취득했다.
2013년에는 충북보건과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면서 보육교사와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또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방송통신대학교에 입학, 중어중문학을 전공했다. 중국어강사로서의 자격을 골고루 갖추게 된 것이다.
현재는 음성군청 평생학습팀에서 중국어교실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대소면주민자치센터, 해오름학원 등에서 강사활동을 하고 이오덕학교에서는 8년째 중국어 교육을 전담하고 있다.

신앙으로 정서적 안정 찾아

중국어강의를 처음 시작할 때 인맥이 없어 어려웠으나 철저한 수업준비로 극복했다.
진실한 자세로 성실하게 하다 보니 통역, 번역의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런 일들로 인해 거래가 성사되고 유지되는 것을 보며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
지난해에는 숙명여대에서 주관한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가족의 체험담을 실은 '다정다감 한국살이'에 응모해 우수상을 받았다.
일가친척이 없어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이 필요함을 느끼고 신앙에 의지하게 됐다.
교회를 다니며 아이들이 정서적 안정을 찾았고, 변해있는 자신의 모습과 아이들을 보면서 감사가 넘친다.

“재능을 기부하며 살고파”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든 시절 얻은 자격증은 무엇보다 소중한 자산이다.
이제는 인정받는 전문 강사가 됐지만 어려울 때 방향을 잡아주고 곁에서 함께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고 대한민국에도 감사하다.
어려운 삶을 살아봐서 어렵고 힘든 이웃의 아픔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중국어를 배우고는 싶지만 돈이 없어 못 배우는 아이들이 있다면 언제든지 무료로 가르쳐 줄 생각입니다”
그에게는 영어, 일어, 중국어 등을 교육할 수 있는 외국어학원을 운영하겠다는 큰 꿈이 있다.
그의 꿈 실현과 더 많은 활동으로 지역의 뒤떨어진 중국어 수준이 한층 더 높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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