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재 웅 금왕지구대장
고 재 웅 금왕지구대장
  • 성의모
  • 승인 2016.12.0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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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격려 받으며 정년퇴임하는 경찰관

“경찰관으로서 자부심 간직할 것”
민원인들과 소통하는 것이 일상

▲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경찰관이었다는 평판을 듣는 오 경감은 올 연말 정년퇴임한다.
▲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경찰관이었다는 평판을 듣는 오 경감은 올 연말 정년퇴임한다.

경찰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더 복잡하고,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도둑 잡는 경찰'이라는 차원을 넘어서 현대사회의 경찰 역할은 다양해졌다.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
그는 음성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2년 초에 순경으로 경찰에 들어왔다. 충북지방경찰청 음성경찰서 감곡파출소에서 현장경찰로 근무를 시작했다. 8년 동안 현장근무를 하다가 1988년 음성경찰서 수사과 형사계로 자리를 옮겼다. 1년 후 충북지방경찰청 특별수사기동대로 발령받아 3년을 근무했다. 이때에 '범죄와의 전쟁' 선포에 맞춰 시라·파라·화성파 등 조직폭력배 소탕에 기여했다.

1994년 형사계장 부임 후에는 살인방화사건 혐의자를 4일 만에 검거, 특진을 하기도 했다. 8년 동안 살인 강도 절도 폭력사건을 신속하게 처리 충북경찰청에서 “음성 사건은 음성서 형사계장이 도맡아 처리하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칭송을 들었다.

2010년 지역형사팀장 부임 후에는 인삼 절도범을 잠복근무 끝에 검거하는 등 이름을 날렸다. 2012년 충북경찰청 형사활동 평가에서 1위, 5대 폭력사범 검거평가에서 도내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5년 7월 경감으로 승진, 금왕지구대장에 부임했다. 부임 후에는 여성 귀가 동행, 인삼 등 도난예방 순찰, 교통 취약지 집중 근무, 학교 뒷골목 집중 순찰, 노인 문안 순찰 등 주민 맞춤형 치안활동에 주력했다.

37년 경찰 재직에 형사생활 19년, 살인방화 토막살인 등 살인사건 20건을 완벽하게 해결했다. 덕분에 장관급 표창 1회, 경찰청장 표창 3회, 지방경찰청장 표창 10회 등 20회의 표창을 수상했다.

형사라는 직업에 매료
경찰관은 처음부터 되고 싶었던 가슴 뛰는 꿈은 아니었다. 넉넉하지 못한 집안 형편으로 대학진학을 포기했고, 우연한 기회에 새롭게 나타난 꿈이 경찰관이었다. 애초에는 해경시험에 합격했으나 물에 대한 공포가 있어 포기하고 경찰 시험에 도전, 합격했다.

그도 초임 시절에는 만취자나 흥분한 민원인에게 넥타이 잡아 뜯기기를 수십 번. 경찰이기에 앞서 한 인간으로서 회의감을 느낀 적도 있었다.

그런데 온갖 유형의 사람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다 보니 어느 날 인간적으로 그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그러니 스트레스가 사라진 것이다. 날마다 오해와 갈등, 욕설과 몸싸움의 한복판으로 들어가면서도 그가 평화로운 마음을 유지하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말라”
새로운 능력을 키워보고 싶었을 때 마침 특별수사기동대 구성원으로서 활동하게 되었다. 기동대원으로 활동하면서 사회 안전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폭력배로부터 선량한 주민을 보호하는 일은 보람을 안겨주었다.

처음에는 스트레스로 인해 지치고 힘에 부치는 나날을 보냈다. 독서와 함께 '마음의 기술'을 닦으며 그것을 이겨낼 수 있었다.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연약할 수 있는지를 알고 나니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뜻을 깨닫게 되었다. 자신의 책임감을 상기시키며 단호하게 대처해야 하는 것이 경찰의 역할이다. 이 양극의 균형을 잡는 것이 '일'인 동시에 '능력'이었다.

사람을 미워하지 않게 되니 마음이 고요해졌고, 마음이 고요하니 어떤 사건을 만나도 돌파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제는 자신의 직감을 믿고 때로는 달래고 때로는 어르며 민원인들과 소통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사무적인 일처리도 중요하지만 인간적으로 교감하는 게 결과적으로는 효율적일 때가 많다는 것도 깨달았다.

주민과 함께 동고동락
“흔히 삶에는 정답이 없다고 하지만, 민생 현장에서 근무하다 보면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것인지 느끼게 됩니다.”
현장의 사건사고를 단순한 업무로만 바라보지 않고 인간사의 희로애락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며 주민과 함께 공감하고 있다. 주민과 희로애락을 공유하는 경찰, 멋진 모습이다.

지역주민을 가족으로 생각했다. 업무적으로는 강력사건해결사지만 주민들에게는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젊었을 때 법조인이 되고 싶었던 꿈을 딸이 대신 이루어 기쁘다고 했다. 딸은 숙명여대 재학 중 사법고시 합격,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올 연말 정년퇴임한다.

그는 “고향에서 경찰생활 하기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며 “과오 없이 퇴임하게 된 점에 관할 2만 8000명의 지역주민들께 지면을 빌어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신망이 두터워 그들의 격려 속에 일반인으로 돌아가는 경찰관의 모습은 아름다운 장면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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