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미 숙 시인사과농장 대표
김 미 숙 시인사과농장 대표
  • 신정용
  • 승인 2016.11.1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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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노래하는 사과농부 시인

매년 '사과와 국화와 시의 삼각관계' 행사 주최
도전·배움·재능기부로 이어지는 이웃 봉사 실천

▲ 김미숙 시인사과농장 대표가 농장 내 빨갛게 익은 사과나무 앞에서 밝은 표정으로 활짝 핀 국화를 들고 있다.
▲ 김미숙 시인사과농장 대표가 농장 내 빨갛게 익은 사과나무 앞에서 밝은 표정으로 활짝 핀 국화를 들고 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가을이 깊어가는 10월 마지막 주 시인사과농장에서 열린 '사과와 국화와 시의 삼각관계'행사에서 불현 듯 시인 고은의 '그 꽃'이 떠올랐다. 바쁜 일상 속 수많은 행사를 접하면서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특별한 행사였기 때문이다.

시인이 운영하는 사과농장에는 형형색색의 국화가 만발했고 마치 고등학교 시화전처럼 시인이 쓴 시들이 전시됐다. 동료 시인들은 낮은 목소리로 애송시를 낭송했고 깊은 색의 색소폰 소리가 가을을 수놓았다. 매년 가을 사과와 국화, 시가 어울어지는 이 행사를 주도해오고 있는 시인사과농장 김미숙 대표, 그의 삶을 들여다 보았다.

사과와 국화의 아름다운 조화
김미숙 시인사과농장 대표는 20대 초반 소이면 충도리로 시집을 와서 우연한 기회에 주변 사과농장에서 사과 파치를 한 바구니 얻어왔다. 썩기도 하고 상처 난 사과였지만 너무 맛있게 먹은 나머지 사과나무를 심어야겠다고 결심하고 남편을 졸라 6000㎡ 규모의 땅에 사과나무를 심었다.

그때부터 25년 사과나무를 관리해왔고 6년 전인 2000년 규모를 늘려 1만5000㎡의 땅에 신품종사과나무를 다시 심었다. 그렇게 시작한 한 것이 지금은 연 1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 대표가 국화와 인연을 맺은 것은 10년 전 농업기술센터에서 '국화야 놀자'라는 국화전문반에 발을 들이면서 부터다. 당시 국화전문반은 최정환씨(당시 소장) 주관 하에 운영되고 있었고, 그는 4년 동안 끈질기게 교육을 받았다. 교육 중에는 국화분재 홍성국화연구회 창시자인 김준환 선생의 목부작(나무에 국화를 올려서 만듦)이 있었고 그때부터 목부작의 아름다움에 빠지게 됐다. 그는 “김준환 선생의 제자로 4년 간 홍성까지 다니며 국화분재를 배웠다”고 했다.

현재 그는 순수 취미로 분재국화 200주 일반국화 400주를 재배하고 있다.

가을이 되면 빨간 사과와 노란 국화가 너무 잘 어울려 혼자보기가 아까워 매년 국화 전시회를 열고 있으며 전시 후에는 국화분재를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함께 할 수 있도록 관공서와 농협 등에 전시해 놓는다. 재능기부에 앞장서며 늘 이웃과 함께 하는 그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시에 담다
그는 매년 탐스럽게 익어가는 사과를 보면서 아름다운 글귀들이 생각과 마음속에서 떠돌아다니는 것처럼 두서없이 중얼거리다 제대로 된 시를 쓰보고 싶었다. 2000년 음성 예총 문인협회 시창작교실에서 1년 코스로 시를 시작했고 그 후엔 금왕도서관에서 주관하는 시창작교실에 참석했다.

2003년에는 뜻을 같이하는 10명의 시인들과 '짓거리시문학회'를 창립했다. 짓거리시문학회 2대 회장을 역임한 그는 2005년 시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과'를 발간했다.

그의 시는 빨간 사과를 형형색색의 국화에 접목해 '사과와 국화와 시의 삼각관계'를 수립하고 풀어 나간다. 이들의 삼각관계는 어떤 모습일까? 하나에 하나를 더하고 또 하나를 더할 때 답은 셋이 아니라 상상할 수 없는 아름다움의 무한대다.

재능을 함께 나누며 봉사 하고파
김미숙 대표는 충도리 부녀회 총무와 소이 천두레 풍물패 회장을 4년 역임하고 현재는 사무국장이다. 한여농 소이면 회장 4년, 음성군연합회 감사 4년을 역임했고 사무국장으로 봉사중이다. 또한 군에서 추진하는 평생학습 일환으로 동네부녀회에 3개월 코스 국화재배요령을 교육하고 국화를 함께 심고 현해국을 만들어 마을에 비치하고 있다.

양상직 씨와의 사이에 장성한 아들 하나를 두고 있으며, 남편은 농업경영인 소이면 회장, 음성군 과수연합회 사무국장, 충도리 대동계장 등으로 봉사중이다.
그는 “자상한 성격인 남편의 전폭적인 지지와 아낌없는 후원이 있어 이뤄나갈 수 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5년 전 갑상선암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고 그때부터 남을 위해 봉사하며 이웃과 더불어 감사한 마음으로 즐겁게 살아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살아오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짓거리시문학회' 회장으로 불우이웃돕기 시낭송 행사를 통해 불우 초등학생 가정에 쌀을 기증한 것이다. 그는 “많이 힘들기는 했어도 가장 보람 있었고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지원해줘서 가능한 일 이었다”고 회상했다.

앞으로 그는 매년 여는 국화축제기간에 초등학생을 초청해서 '글쓰기 대회'를 개최해 사과와 떡을 나눠먹고 상품도 지급하는 행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추수가 끝나고 나면 사진 찍기에 도전해서 아름다운 것들을 사진에 담아 보관할 예정이다.

“어렵게 배운 재능을 나누고 함께 하고 싶다”는 김미숙 대표의 끝없는 도전과 배움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와 사랑은 또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 끝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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