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관 식 전 음성군의회 의장
최 관 식 전 음성군의회 의장
  • 이혜민
  • 승인 2016.10.1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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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의 든든한 지역 원로

지역발전 위해 고언(苦言) 서슴지 않는 기백
음성 화합과 발전 위해 공직자 모두 노력해야

▲ 최관식 전 음성군의회 의장이 음성읍 읍내리 자신의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 최관식 전 음성군의회 의장이 음성읍 읍내리 자신의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90년대 큰 인기를 끈 '판관 포청천'이라는 대만 드라마가 있다. 해외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KBS에서 시청률 45%를 기록하는 등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은 어떤 외압에도 굴하지 않는 관리 포청천의 속 시원한 공명정대함으로, 아무리 대단한 권력자라도 악인이라면 작두로 싹둑(!) 목을 베어 응징하는 모습이 썩은 정치에 지친 국민들에게 어필했다고 볼 수 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꾸 포청천을 떠올렸다. 검은 얼굴은 둘째치고, 그 기백이나 꼿꼿한 태도는 일반적인 정치인의 유들유들함과도, 모호함과도 달랐다. 인터뷰 내내 자신에 대한 이야기보다 음성 발전에 대한 고민이 더 많았던 최관식 전 음성군의회 의장을 만났다.

음성 발전 함께한 지역원로
최관식 전 의장은 음성읍 출신으로 51년생이다. 그는 70년대 후반 대소면 공무원으로 처음 공직과 인연을 맺었다. 2년만에 공무원을 그만두고 청주와 음성에서 사업을 시작한 그는 30여 년간 건설업에 종사하며 음성의 발전을 두 눈으로 봐 온 사람이다. “30년 전 금왕에서는 농협조합이 가장 높은 건물이었는데 지금은 '상전벽해'가 따로 없다” 물론 그 역시 발전에 일익을 담당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비단 음성군 발전의 경제적 영역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도 그의 활약은 적지 않았다. 1987년 음성읍 체육회를 처음으로 창립해 8년간 회장직을 역임했고, 1990년에는 음성로타리클럽 회장을 맡아 스폰서클럽으로서 생극로타리, 대소로타리, 음성여성로타리 3개 클럽을 탄생시켰다. 그 외 BBS 음성군지부장, 직장새마을운동 음성군협의회장 등 다양한 사회단체장을 맡아 내 고장 발전에 열정을 쏟았다.

군의회 군정 견제기능 약해져 문제
최 전 의장은 1994년 2대, 1998년 3대 음성군의원 및 2대 음성군의회 후반기의장을 끝으로 정치에서 은퇴했다. 그러나 여전히 의회가 열릴 때마다 참관인으로 출석도장을 찍다시피 하며 의회의 활동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현재 군의회는 군정 견제기능이 약해졌다”며 “가장 큰 원인은 정당공천제”라고 일갈했다. 예컨대 군의원이 같은 당 소속인 군수를 비판하게 되면 다음 선거 공천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공직을 떠난 지 10년, 아직까지 그에게 지역의 문제들을 들고 찾아오는 사람이 있다. 후배 군의원들도 자주 그를 찾아 자문을 구한다. 그는 “더 이상은 어떤 감투도 쓰지 않고 그저 지역에 봉사하고 싶을 뿐”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3년전 음성군정자문위원회의 초대회장을 2년간 역임했고 현재는 음성읍지 특별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다. 워낙 그의 식견과 문제해결능력이 뛰어난 탓이리라.

음성군정에 쓴소리 쏟아내
최 전 의장은 현재 음성군정에 대해서도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한다”며 쓴 소리를 던졌다. 그는 “IC 명칭만 해도 그렇다”며 “IC는 지자체를 홍보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수단”이라고 했다. 현재 음성군에는 대소IC(중부), 감곡IC(중부내륙), 금왕꽃동네IC(평택제천), 음성IC(평택제천) 등 총 4개의 IC가 있다. 그는 “왜 대소 IC를 서음성IC로, 감곡IC를 북음성IC로 이름 짓지 않는지 모르겠다. 옆 진천군은 2개의 IC를 진천IC, 북진천 IC로 아주 잘 써먹고 있는데”라고 답답해 했다.

또한 방만한 예산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의견을 쏟아냈다. “온갖 축제의 난립, 선심성 해외연수, 퍼주기식 언론홍보비 등 예산이 줄줄 새고 있다”며 “이게 다 군의회가 견제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탓”이라고 꼬집었다.

공무원 공직기강과 관련해서는 비판과 애정을 동시에 드러냈다. 그는 “공무원은 갑, 주민은 을이라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군의원일 때는 뭐든 척척 처리가 됐는데 정치를 떠나 일반 민원인 입장이 되니 그렇지 않더라”며 “누가 갑질을 하는지, 누가 성심성의껏 업무에 임하는지 구분이 됐다”는 그는 “일부 문제 있는 공무원 때문에 열심히 일하는 성실한 공무원까지 도매금으로 욕을 먹고 있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며 “열심히 일하다 실수하는 사람은 의회가 나서서 보호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균형발전 안배 필요
그는 음성읍이 군 소재지면서도 자꾸 경제적으로 뒤쳐지는 것에 안타까워했다. “음성읍에 작은 산업단지 하나만 있어도 읍내에 활기가 돌 것”이라는 그는 “음성읍에 지역구를 둔 군의원이 4명인데 작은 산단 하나 유치하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라고 말했다. 산업단지 유치는 경제논리기도 하지만 동시에 정치논리기도 하다. 현재 음성군 9개 읍면 중 음성읍에만 산업단지가 없다.

그는 이것이 일종의 지역균형발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음성읍 출신이지만 금왕이 같은 처지라면 금왕을 지지할 것”이라며 “사실 경제는 금왕·대소로 다 넘어갔다고 볼 수 있다. 그저 10의 자원이 있다면 그 중 2~3정도는 소외된 지역에 안배할 필요가 있다”는 그의 말에서 깊은 고민이 느껴졌다.

지역원로로서 그는 음성군수와 군의원을 비롯한 공직자들에게 “여러분들이 한 발짝씩 어렵고 힘든 주민들을 위해 뛰면 주민 화합과 음성군 발전을 동시에 이뤄낼 수 있다”고 당부했다. 물론 그 역시 그 길에 보이지 않는 조력자로서 함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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