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 음성지사 김영식 과장
한국농어촌공사 음성지사 김영식 과장
  • 민광분
  • 승인 2016.04.1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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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관리 천직으로 삼아온 ‘외곬인생’


농지개량조합 입사하면서 물과 인연 … 30년 동안 봉직
“인간과 가장 밀접한 물, 잘 관리하지 않으면 큰 재앙”


금왕 주변에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산을 사이에 두고 세 개의 저수지가 도수터널로 연결된 삼형제 저수지가 있다. 따라서 금왕읍 육령리 금석저수지, 음성읍 사정리 무극저수지, 금왕읍 용계리 용계저수지 등 3개 저수지는 수면의 높이도 일정하다. 이들 3개 저수지가운데 무극저수지는 음성로(금왕~음성 간 옛 국도)변에 위치한데다 야산이 둘러싸고 있어 경관이 수려하다. 산 벚꽃이 만발하고 연초록 새순이 싹을 틔우는 4월 중순이면 아름다운 풍광이 저수지 수면에 비쳐 장관을 연출한다. 하지만 올해는 저수지에 물이 충분하게 고이지 않아 붉은 암반석이 드러나 있다. 철저한 물 관리가 어느 해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물의 날을 맞아 한국농어촌공사에서 물 관리로 30여년을 근무한 김영식(57) 과장을 만났다.

생극면사무소서 첫 공직


근엄하면서도 온화해 보이는 은발의 신사인 그는 음성군 생극면 임곡리 태생으로 4남3녀 중 장남이다. 생극초ㆍ중을 거쳐 무극고(현 충북반도체고)를 졸업 후 생극면사무소에서 근무하다가 농지개량조합에 입사한다. 2000년도 농어촌진흥공사, 농지개량조합, 농지개량조합연합회가 통합해 농어촌공사가 된다.

부친이 34세로 작고해 일찍 가장이 된 그는 어머니와 동생들을 건사하느라 자신의 삶이 없었다. 오직 묵묵히 주어진 하루의 삶에 충실함으로 외길을 걸어 온 그가 각별히 신경 쓰는 것은 대인관계다. 자신의 말을 하기보다 타인의 말을 잘 들어주고 배려를 하는 편이며, 어려운 사람을 보면 지나치지를 못한다. 이러한 삶을 살게 된 동기는 아버님께서 “진실한 친구 5명만 있으면 성공한 것과 다름없다”고 늘 말씀하신 것이 유언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자신이 직장생활로 바쁠 때 아내 신연순(54)여사는 시어머니와 두 아들을 키우며 농사를 지었다. 그때 고생해서 그런지 건강이 안 좋다며 몹시 안타까워한다. 그러나 고생했다는 위로의 말을 하기가 쑥스러워 못했다며 쓸쓸하게 웃는 그는 유교사상의 영향이 컸다고 말한다.

관내 저수지 무려 31곳

음성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물이 풍부한 편인데, 지난해 가뭄으로 저수지의 수위가 눈에 보일 정도로 급속히 떨어질 때 그는 일기예보에 귀를 기울이며, 날씨가 조금만 흐려도 비가 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관내 31개의 저수지 중 맹동저수지를 관리하는 그는 “다행히 지난 늦가을에 내린 비로 담수량이 60%가 되었지만 70~80%를 유지해야 수도작 걱정을 면한다”며 “만약 올해도 작년처럼 가뭄이 든다면 올 농사는 짓겠지만 다음 해 농사는 어렵다”고 말한다.

물 관리 … 수시로 돌봐야

물 관리에 있어서 각종 상을 받은 그다. 지난 해 하백 상(농어촌공사 최고의 상) 대상자에 선정, 마지막 심사에서 보류됐다. 이미 받은 상이 있어서 다음 기회로 미뤄진 것이다.

물 관리에 있어 노하우어가 있냐는 질문에 수시로 돌아보는 것이라 한다. 시기적절한 때에 수문을 열어 물을 공급하고 농부들이 바빠서 논둑을 미처 못 막아 물이 낭비 되는 걸 방지 하려면 부지런히 다니며 살핀 후 수문을 닫아야 한다. 10월까지 바쁘고 비수기는 다음 해 농사를 위해 수문을 닫는다. 그리고 물의 누수를 방지하기 위해 부식된 부품교체 및 전기선을 꼼꼼히 살핀다. 50년 전 만해도 농사는 목숨과도 같아서 서로 논에 물을 대기 위해 싸움이 잦았다.

가뭄이 들면 개울을 포크레인으로 파서 물을 끌어 올려 논에 물을 댔다. 논으로 물이 들어가는 것을 보고 좋아하며 고생한다고 빈대떡과 막걸리를 내 오던 그 시절이 사람 사는 냄새가 있었고, 또 가장 보람 있었다며 환하게 웃는다.

물의 전쟁

물은 생명과 직결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운 그다. 일본은 토공 로가 아닌 콘크리트로 수로를 만들어 물이 땅으로 흡수되는 것을 막고 수세비를 거둠으로 농민들은 자신들의 논에 물이 일정량 차면 물을 잠근다. 반면 우리나라는 물에 대한 인식이 낮은데다 토공로라 물이 땅으로 흡수되는 것이 많고, 김대중 정권 때 수세비까지 폐지됨으로 물관리가 허술하다.

또한 수도작은 점점 줄어들고 시설재배가 활성화 되는 시점에서 시설재배는 지하수를 사용함으로 물의 고갈을 불러 올 수도 있다.

물은 인간과 가장 밀접한 관계이며 지금까지 풍족하게 사용해 왔지만 관리하지 않으면 큰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하는 그다.

산업화 되면서 수질오염이 심각해짐으로 물 부족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래서 1993년 UN에서 깨끗한 물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물의 날을 제정했다. 법을 제정하고 행사를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형식에 치우치지 않음이 더 중요하다. 물의 소중함을 모두가 공감하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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