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명(詳明)스님 보현사 주지·중부4군 불교사암연합회장
상명(詳明)스님 보현사 주지·중부4군 불교사암연합회장
  • 이석건
  • 승인 2016.02.04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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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가르침 실천하며 포교하는 ‘불제자’
배고품 잊고 글 배우기 위해 불자의 길 선택
부모님 봉양 마음으로 숲속 노인요양원 건립

▲ 보현사 주지 상명스님이 대웅전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 보현사 주지 상명스님이 대웅전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람들은 고향을 그리워한다. 나이가 들수록 고향이 그립고 그때의 기억들을 소중하게 간직하며 살아간다. 진천 초평 화산리에 위치한 한국불교태고종 사찰 보현사는 그런 곳이다. 고향의 따뜻함과 푸근함을 느낄 수 있는 곳. 수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등지고 복잡한 도시에서 삶을 살지만 언뜻언뜻 위안을 주고받을 수 있는 보현사. 그곳에서 편안해 보이는 승복 차림에 선한 눈매와 맑은 웃음으로 내방객에게 따뜻한 차 한 잔을 대접하는 주지 상명(60) 스님을 만났다.


대가 바라지 않는'보시'이행
상명 스님은 70년대 굶주림과 배고픔이 있던 시절에 배고픔을 잊고 글을 배우기 위해 14살 어린 나이에 보현사로 왔다. 그는 “당시 주지스님이었던 법안 스님에게서 명심보감과 불경의 가르침을 받아 불자의 길로 들어섰다”며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그후 전남 순천에 있는 선암사에서 8년 동안 수행했으며, 청주 용화사, 진천 대흥사, 제천 원각사에서도 수행을 했다. 청주 용화사 혜송 스님 아래서 붓글씨 등 수행에 필요한 것을 배우고 불자로서의 덕목과 믿음과 지혜에 대한 가르침을 받았다.

그의 법명은 상명(詳明). 상명은 '밝고 자세히 세상을 살피고 살아라'는 뜻이다. 그는 “법명처럼 지금도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활발한 포교활동을 이어오고 있다”며 “보시를 할 때는 대가를 바라지 말아야 한다. 불교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개인 자격으로 2013년 초평초등학교에 장학금 70만 원과 도서 100여 권을 기증했는데 “평소 열심히 학업에 열중하고 품행이 바른 초평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선배들의 가르침을 전하고자 기쁜 마음으로 기증한 것”이라며 겸손해 했다. 그는 현재 중부4군 불교사암연합회 회장과 태고종 14대 종회의원이다.


신도들의 불사로 보현사 건립
상명스님은 보현사 2대 주지다. 보현사는 1950년대 1대 주지인 법안 스님에 의해 창건됐다. 그는 법안 스님 열반 후 보현사 2대 주지가 됐다. 1999년 법안 스님이 세운 요사채(寮舍寨)뿐이었던 암자(庵子)를 신도들과 함께 산길로 흙과 벽돌을 날라 지금의 보현사로 넓혔다. 상명 스님은 “보현사는 신도들의 땀과 노력으로 이룬 사찰”이라며 “신도들이 일렬로 줄을 서서 산길에 직접 흙과 벽돌을 날라 세웠다”고 공을 신도들에게 돌렸다.

신도 A 씨는 “상명 스님이 나이 드신 신도를 부모 봉양하듯 한다”고 말한다. 이런 이유로 보현사는 2003년 절 뒤편에 4만 9000여㎡ 규모의 터를 닦아 납골공원을 조성하고 유골을 봉안하기 시작했다. 보현사 납골공원에 들어서면 작은 석탑들이 질서정연하게 서 있는데 그 모습이 엄숙함과 함께 또 다른 멋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는 “두타산 자락에 위치한 보현사 납골공원은 누구나 명당이라고 한다”며 “납골당은 우리 전통의 장례풍습(화장문화)에 부합되고 삶과 죽음이 결코 멀리 떨어져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교육처"라고 했다.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봉안시설이란 얘기다.


초평호 보며 불경 가슴에 담아
보현사는 최근 '노인요양원'을 준공했다. 상명 스님은 “일찍 부모를 여읜 탓에 어르신들을 보면 다 내 부모 같다. 부모를 봉양하는 마음으로 어르신을 모시고 싶은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는 “공기 좋은 숲속에서 어르신들이 맑은 정신을 갖고 건강도 회복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웃음을 보였다.
부모님의 사랑에서 떨어져 순천 선암사에 공부한 8년을 빼고는 초평저수지를 보며 자란 상명 스님. 계절마다 다른 옷을 입고 새롭게 태어나는 초평저수지의 풍광이 언제나 그의 마음과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초평저수지를 보며 불경을 가슴에 담은 그에게 초평저수지는 고향이자 안식처인 셈이다. 그는 “사람의 마음이 초평호처럼 맑고 깨끗했으면 좋겠다”며 “요즘 사람들은 위만 보고 쫓아가다 보니 아래를 보지 못한다. 이것이 불행의 씨앗이 된다”고 했다. “더 가지고 싶은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에 조금 부족할 때 만족을 느껴야 한다”는 상명 스님. “행복은 부족한 듯 살고, 손해 보는 듯 양보하는 것”이라고 되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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