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이사람!]구세군 음성교회 오 승 철 사관
[여기, 이사람!]구세군 음성교회 오 승 철 사관
  • 민광분
  • 승인 2016.01.08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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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세월‘자선냄비’와 동고동락
자선냄비 처음 본 순간 매료돼 '봉사자'되기로 다짐
지역민 위해 작은도서관, 무료카페, 재활용가게 운영



서양에서 나눔의 삶은 성경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경에는 '추수를 하되 밭의 모퉁이 까지 거두지 말 것이며 이삭도 줍지 말 것이며 또한 과실나무에서 떨어진 것도 줍지 말라 이것은 가난한 자와 타국인의 몫이다'고 했다. 신이 인간에게 크고 작은 재물을 허락하심은 서로 나누며 공유 하라는 사랑과 섬김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2016년 병신년의 새해가 밝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계획을 세우지만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우직하게 28년을 자선냄비와 단짝이 되어 추운 겨울 모금을 위하여 거리로 나선 사람이 있다. 이유는 단 하나다. 산이나 들에서 먹을 것을 얻지 못해 배고프고 추운 방에서 외롭게 보내는 이웃에게 따뜻한 스프를 대접 하고 싶어서다. 생각만 해도 훈훈해 지는 오승철 사관을 만났다.


거리에서 드려지는 예배
서울 출생인 오승철(42) 사관은 28년째 크리스마스의 마스코트 자선냄비와 함께 하고 있다. 안양에서 자선냄비를 처음 보았을 때 알 수 없는 매료에 빠져 들었다. 중 3때 자선냄비의 봉사자가 되었을 때 그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자선냄비의 봉사자가 된다는 것은 어른이 되었다고 인정을 받을 때 주어지는데 그것을 떠나 하고 싶었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해 12월 2일 시종식을 마친 후 빨간 자선냄비와 함께 거리로 나섰다. 살을 에이는 칼바람이 온 몸을 파고들어도 가난한 이웃을 생각하면 춥지가 않다.

부모들이 아기들 손에 돈을 쥐어주고 모금함에 넣고 오라고 하면 아장아장 걸어 와 작은 손으로 넣고 사관의 얼굴을 쳐다볼 때 행복이 가슴 가득 밀려온다. 또한 미리 준비한 듯 어른들이 봉투를 넣을 때 저절로 종을 울리게 된다. 크리스마스는 예수님의 탄생일이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이다. 추운 겨울 밤 빨간 자선냄비로 모여들어 성의껏 모금에 동참 하는 것은 사랑의 실천이다. 그는 이것을 '거리에서 드려지는 예배'라고 한다.


자선냄비 투명하게 운영
때때로 재난이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국민들이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낸다. 그러나 비리가 드러나 모금운동이 외면당하고 있다. 그 여파가 구세군의 자선냄비에도 영향을 주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구세군의 자선냄비는 국민들이 믿어주는 만큼 투명하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3단계 검증장치를 거친다. 구세군 내부에서 모금, 자금관리, 전달책임을 각각 다른 부서가 나눠 맡음으로 부실관리를 차단한다. 특히 행정안전부에 모금 및 자금집행 계획을 신고하고 공인회계사가 내역을 검증한다. 모든 것이 투명해야 다음해 자선냄비 시종식을 할 수가 있다. 자선냄비가 지금껏 존재하는 것은 투명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자신있게 말한다.


스프가 되고 싶은 사관
자선냄비의 뜻은 “가난한 이웃을 위해 스프를 끓게 합시다”라고 한다. 오승철사관은 자신이 스프가 되기를 자처한다. 재능은 있는데 학원비가 없어 중도에 포기할 수밖에 없는 학원생들이 안타까워 학원장에게 “제가 50%를 부담 하겠으니 원장님.....” 했다며 웃었다. 또한 빠듯한 살림 이지만 50만원씩 두 번 장학금을 내놓아 아이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도록 했으며 연탄나누기 사업도 했다. 지역주민들을 위해서는 교회를 내어 놓았다. 3색 공간으로 나누어 작은 도서관과 무료카페, 재활용 가게로 사용하고 있다. 재활용 가게란 안 입는 옷이나 신발 , 가방 등을 가져와 교환해 가거나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교제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중요 하다고 그는 말한다. 한때 사회복지사였던 그의 시야는 넓다. 시야가 넓은 만큼 할 일도 많다. 몸은 고단 하지만 그 고단함이 이웃과 지역을 섬기는데 작은 힘이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며 환하게 웃었다. 대접 받는 성직자가 아닌 대접하는 성직자 그를 작은 성자라 부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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