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통해 상처받은 피해자 도와요”
“상담 통해 상처받은 피해자 도와요”
  • 김규식
  • 승인 2015.11.13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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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기관 탐방]음성가정(성)폭력상담소
▲ 상담 자원봉사자들이 자아성장 프로그램 진행에 앞서 화이팅을 하고 있다.
▲ 상담 자원봉사자들이 자아성장 프로그램 진행에 앞서 화이팅을 하고 있다.


가정폭력 피해자 건강한 삶 살도록 지원
가정문제, 성폭력 등 연간 2800여 건 상담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10년 동안 세계 곳곳에서 구호 활동을 펼친 연기자 김혜자씨의 책 제목이다. 어떠한 형태의 폭력이든 그것을 용납하지 말라는 의미다.

우리 가정 안에서 사랑싸움이나 훈육의 이름으로 가해지는 '폭력'을 돌아볼 필요가 있게 만드는 대목이다. 가정폭력은 한사람이 다른 가족구성원에게 신체적,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는 단순한 의미보다 좀 더 포괄적으로 정신적, 재산적 피해를 주는 행위까지를 포함하고 있다.

욕을 하거나 강압적으로 지시하는 태도, 무시하는 말, 인격비하까지도 그 범주에 들어간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경제력을 한쪽에서 쥐고 돈을 타 쓰게 하는 것도 일종의 가정폭력으로 봅니다. 무시하고 비하당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무기력해지고 폭력이나 성희롱이나 아동학대가 일상화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폭력에 대한 인식이 빨리 바뀌어야 합니다. 고립되지 말고 상담을 받으시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음성 가정(성)폭력상담소 변나영 소장은 가부장적 구조가 많이 남아있는 농촌지역의 현실 때문에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전환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올해 10월말 기준으로 상담소가 진행한 1,914건의 상담중 가정폭력상담이 1,117건(58%)에 이를 정도로 가정내 폭력문제가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상담소는 전화상담 뿐만 아니라 내방, 긴급출동, 사이버 상담 등 다양한 형태로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수사의뢰, 변호사와 대한법률구조공단 연계한 법률상담, 치료비 지원, 보호시설 연계, 건강정신센터 연계 등을 통해 후속 대응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다문화가정과 이주여성, 외국근로자들이 늘어나는 지역 특성에 발맞춰 다문화센터와도 연계한 상담과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언어소통이나 아이들 교육 등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있다.

직장인 교육과 상담의 경우는 가정문제가 풀리면서 업무효율에도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다고 있다.

▲ 음성가정폭력 상담소 관계자들이 폭력추방 캠페인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했다.
▲ 음성가정폭력 상담소 관계자들이 폭력추방 캠페인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했다.


관심을 가지면 아이들이 보인다

“이웃에서 일어나는 일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되면 여성이나 아동들이 폭력과 범죄로부터 보호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집니다.”

2013년 정부 출범과 함께 4대악 척결이 국정과제로 선포되면서 경찰서에 여성수사 전담팀이 생겨났고 지난해 9월 아동특례법이 시행되면서 아동학대에 대한 신고의무자 직군이 24개로 늘어났다. 경찰, 보육교사, 공무원 등 이제는 누구라도 아이를 때리는 행위를 발견하면 신고하게끔 되어있다고 한다.

이웃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무심코 지나쳤던 일들이 범죄와 폭력을 예방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될 때이며 어려운 이웃들에게 삶의 희망을 쥐어 줄 수 있는 관심이 절실하다. 민관이 함께 나서고 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있을 폭력의 씨앗들을 새로운 희망으로 바꿔나가는 데는 작은 힘들이 보태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전문자원봉사자 15명, 한해 2천건 상담
음성가정(성)폭력상담소는 현재 충북의 군 단위에서는 유일한 국비지원 가정폭력 상담소로서 3년전 여성가족부 평가 전국 상위 10%에 드는 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현재 3명의 상근직원과 1명의 인턴직원, 15명의 상담전문 자원봉사자들이 함께하고 있다.

상담소는 가정폭력(가정문제), 성폭력, 아동청소년, 다문화가정 상담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2013년 2478건, 2014년 2824건의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매월 음성군 9개 읍면에 1회 이상 지역주민들과 공공기관 중심으로 '찾아가는 폭력추방 캠페인'을 연중 전개하고 있으며 올해 11월초까지 가정폭력 및 성폭력 예방교육, 직장내 성희롱예방교육, 학교폭력 및 아동학대 예방교육 등 다양한 형태의 폭력예방교육을 총 90회, 9천명에게 실시했다.

변 소장은 “우리 사회의 안전과 행복은 가정에서부터 출발하며 특히 가정폭력은 또다른 범죄의 씨앗이 되고 있다. 가정폭력 발생 초기에 피해자들 또는 이웃들이 적극적으로 신고하고 상담 받는 분위기가 조성되야 하고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와 국가의 문제로 바라보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변나영  소장
변나영 소장
미/니/인/터/뷰
“인격 존중이 행복한 가정의 출발점”

“가정도 소중하지만 그 구성원인 나도 소중합니다. 여성이든 아동이든 개개인의 인격이 존중되어야만 행복한 가정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부부싸움이나 자녀교육이라는 이유로 모른척하고 감춰지는 폭력들에 대해 변 소장은 가정보다 개인의 인격이 우선이라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10여년전 상담소 일을 하기전에 모 사회복지기관의 중간 관리자로 있을 때 그곳에서 일하는 많은 여성들이 배우지 못했거나 가난하거나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부당한 폭력과 비인격적 대우를 받는 모습을 너무 많이 봐온 탓이다. 변 소장이 가정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상담에 대한 공부를 더 하게 된 동기가 되기도 했다.
2006년 1월 1일 소장으로 부임해 올해 10년차인 변 소장은 지난해부터 충북가정폭력상담소 협의회장을 맡고 있으며 앞으로 교육활동에 좀 더 주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기관 교육은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 기업체내 직원들이나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폭넓은 교육이 이뤄져야만 가정폭력이나 성폭력 등에 대한 인식개선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변 소장은 건국대 사회복지학과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여성가족부 위촉, 성희롱, 성폭력, 가정폭력예방 전문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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