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진 전국주부교실 음성군지회장
강희진 전국주부교실 음성군지회장
  • 고병택
  • 승인 2014.08.2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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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節因緣,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다

▲ 음성에 대한 무한 사랑을 피력하고 있는 강희진 회장, 두 편의 수필집을 출간한 작가이기도 하다.
▲ 음성에 대한 무한 사랑을 피력하고 있는 강희진 회장, 두 편의 수필집을 출간한 작가이기도 하다.

“눈빛 하나도 버리지 못하고 담고 있으니 내 마음의 방은 발 디딜 틈이 없다. 내가 했던 실수, 어제 던지고 왔던 말 한마디까지 일상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와 나를 괴롭힌다. 그런데도 대범한 척, 무심한 척 살다보니 편두통을 자주 앓는다”<강희진 作, 애착과 집착 中>

군더더기를 싫어하는 품성, 강희진(52) 전국주부교실 음성군지회장을 만나, 간극을 헐어냈다.

유난한 무더위, 그녀는 새로운 여정을 준비하고 있었다.


'쌩얼, 날것' 그리고 야생화

강희진 회장은 글을 쓴다. 1996년 제1회 음성여성백일장에 나갔다가 덜컥 신인상을 수상하며 입상, 그 인연으로 음성문학계의 거목 반숙자 선생에게 수필공부를 하게 됐고 1998년 등단 했다.

2003년 수필집 '그때 그 언덕에는'을 출간했고 2012년 두 번째 수필집 '그 여자의 샘'을 세상에 내 놓는다.

반숙자 선생은 “강희진 수필가는 내가 고향에 내려와서 처음으로 길러낸 제자 중에 한사람이다. 그러니까 첫 정이고 첫 열정이고 듬직한 후배이기도 하다”며 남다른 애정을 피력했다.

반 선생은 두 번째 수필집 '그 여자의 샘' 발문을 통해 “강희진은 자존심 강하고 솔직하고 당당하다. 이는 바로 자신의 올곧음에 대한 확신이다. 선으로 말하면 명징한 직선”이라 했다.

또 다른 지인은 “강희진은 펜을 들고 주위를 기웃거리거나 다른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 글 자체가 '쌩얼'이고 '날것'이다. 야생화와도 같다”고 평했다.

강 회장은 “두 분의 저에 대한 표현에서 내 장점과 단점이 다 묻어 있는 것 같다”며 손을 모았다.


지적 동반자인 남편의 '청국장'

아내를 위해 직언하고 최대의 협조를 아끼지 않는 지적 동반자, 남편은 미생물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하고 있는 신동주(52) 박사다. 신 박사는 '바실러스 서브틸리'라는 제품을 생산하여 축산농가에 희소식을 전하는 현역사업가로 알려졌다.

신 박사는 영양 덩어리 청국장 균을 곡물과 혼합, 동물사료로 납품하는 생극면 인곡리 소재 '시너빅'에서 제품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강 회장은 매일 그 생산현장으로 출근하여 업무를 돕는다. 그러자니 자연 청국장 냄새가 몸에 배어 냄새와의 전쟁을 벌이기도 한단다.

그녀는 수필집에 “회사 직원들은 출근해서 공장에 내리면 코를 벌름거린다. 청국장 냄새가 진하게 나면 '아, 냄새 좋다'하며 사무실로 들어오고, 냄새가 덜 나면 '어?'하며 공장 안으로 들어가 건조실부터 살핀다”며 각별한 일상을 남겼다.

특히, 강 회장은 “결혼을 해서 계속 공부하게 된 것도 남편의 도움 때문”이라며 “남편은 늘 내가 하는 일은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믿어주고 밀어준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오버코트 속 파랑색 '오카리나'

어린시절, 짧은 오버코트 속에서 부친이 꺼내 놓은 파랑색 오카리나를 가장 오래된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다는 강희진 회장.

그녀는 “내 유년의 배경은 늘 초록이었다. 녹음에 뒤덮인 여름이 좋았다”고 한다.

또 “보릿대를 태우는 냄새가 나고, 새삼 고향에 왔음을 실감한다. 어릴 적 다니던 산비탈어름이나 언덕쯤을 지날 때 내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다시 살아나는 것처럼 행복하다”고 회상한다.

여름밤이면 멍석에 누워 별자리 이야기를 들려주고 추운 겨울밤에는 잠들 때 까지 동화를 들려주던 부친, 4년 전 당신이 홀연히 가실 것을 예감이라도 한 듯 막내딸을 위해 달래짱아지를 담가 주던 모친의 사랑, 그녀는 먹먹한 심경을 글로 대신하고 있었다.

사석위호(射石爲虎), 정성은 바위도 뚫는다

15년전, 주부교실에 입회하면서 봉사활동을 이어 오다 지난해 회장직을 맡은 강희진 회장은 “봉사의 입문단계인 저는 늘 배우는 입장에서, 겸손한 마음으로 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직장 때문에 낮 시간대 봉사를 할 수 있는 젊은 회원 영입이 어렵다는 점”이라며 “젊은 분들만 계시면 저도 모르게 단체를 설명하는 버릇이 생겼다”며 웃어 보였다.

그녀는 “주부교실 사업 중에 소비자사업에 중점을 두고 싶다”며 “취약대상을 위한 이동상담센터의 운영과 청소년층에 대한 건전한 소비교육을 함께 하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어릴적 사회과부도의 지도책을 보며 수 백리 떨어진 충청북도를 늘 궁금해 했다. 그 곳은 어떤 곳일까? 그런데 신접살림을 생극면에서 시작해서 23년째 이곳에서 살고 있다.”

강 회장은 “이제, 음성은 두 아이의 고향으로 만들어 주었고 우리 가족의 삶의 터전이 됐다”며, 지역을 위한 삶을 설계하고 있다.

시절인연(時節因緣), 굳이 애쓰지 않아도 만나게 될 인연은 만나게 되고 무진장 애를 써도 만나지 못할 인연은 만나지 못한다는 말이 절묘하다.

바위가 호랑인 줄 알고 쏘았는데 그 바위에 화살이 꽂혔다는 사석위호(射石爲虎)를 가훈으로 삼고 있다는 강 회장은 남편과 슬하에 대학생인 두 딸 수아(23)·수빈(21)을 두고 있다.

■ 강희진 회장 약력
․ 전남 고흥 출생
․ 서울동방대학원대학교 교육학과 박사과정
․ 음성문인협회 지부장 역임
․ 소비자고발센터 상담원 7년 역임
․ 현)음성예총 감사
․ 현)충청북도 소비자교육 강사
․ 현)음성군자원봉사센터 교육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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