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쁘고! 지적인! 여자~볼링클럽!
이쁘고! 지적인! 여자~볼링클럽!
  • 이상구
  • 승인 2014.06.26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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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볼링교실 ‘이지클’

▲ 눈에 띄는 의상과 포즈로 포토상을 수상한 이지클 회원들, 실력도 으뜸.
▲ 눈에 띄는 의상과 포즈로 포토상을 수상한 이지클 회원들, 실력도 으뜸.

묵직한 볼링공이 레인을 타고 굴러가 열 개의 핀을 한방에 통쾌한 파열음과 함께 쓸어버릴 때 일주일간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듯하다.

동료들과 가벼운 하이파이브로 뿌듯함을 나누면 자신감은 더욱 솟구친다.

볼링으로 주부 스트레스 날려

음성군체육회는 주부 스트레스를 볼링으로 확 날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볼링인구 저변확대를 위해 2008년 6월, 생활체육 제4기 주부볼링교실 회원을 모집했다. 당시 15명의 회원이 주3회(월·수·금) 오전 시간을 이용해 금왕읍에 소재하는 크리스탈 볼링장에서 서효석 체육회 사무국장의 지도로 볼링교실을 운영했다. 이것이 이지클의 모태이다.

서 국장의 체계적인 지도로 회원들이 쉽게 볼링을 즐길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게 됐고 현재까지 6년 여간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생활체육대회 참가를 위해 이지클(이쁘고! 지적인! 여자볼링클럽의 약자)로 체육회에 등록하고 각종 대회를 휩쓸기 위해 꾸준하게 운동하고 있는 주부 볼러(bowler)들이다.

정미은 총무는 “현재 30대부터 50대까지 8명의 회원이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에 정기모임을 갖고 있으며 수시로 SNS를 통해 수다를 늘어놓으며 번개를 일삼고 있다”며 “활동을 원하는 주부들은 언제라도 환영한다”라고 말하며 볼링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

열심히 가르쳐 서로 즐겁게

이지클은 음성군 출신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기념하고, 중부권 신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는 음성군의 위상을 널리 홍보, 특히 명품 농산물인 '음성청결고추'의 우수성을 전국에 알려 청결고추의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2010년 금왕읍에서 개최된 음성청결고추배 생활체육 전국open볼링대회에 출전, 남·여 구분 없이 3인 1조로 치러진 단체전에서 10등을 차지했다.

한상화 회원은 “단체전은 남·여 구분이 없어 대부분의 팀이 남자 선수들로 구성해 출전한 것을 감안하면 여성볼링클럽인 이지클의 성적은 대단한 것”이라며 자평한다.

이 날 치러진 음성군내 단체전부문에서 이지클은 당당하게 1위를 차지했다. 실력은 이미 수준급, 신입회원이 들어오면 모두가 합세해 볼링의 자세부터 테크닉까지 집중적으로 코치한다. 이는 클럽에 화합을 도모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서로 즐겁게 볼링을 즐기기 위한 회원들의 욕심이다. 점심내기(일명 점심빵)를 즐기는 회원들은 “승부를 좌우하는 변수는 신입회원”이라고 말한다.

원하는 건 다~~개성 넘치는 미션

화려한 꽃무늬의 일바지(일명 몸빼)를 입은 주부들이 커피숍에 앉아 시끌시끌하다. 이번 미션은 일바지인 것이다. 지난 미션은 올 블랙의 정장에 빨간 립스틱으로 쌕시함을 돋보이게 하는 컨셉이었단다.

이러한 미션은 클럽의 화합을 위해 회원들 중 생일을 맞은 사람이 복장을 지정하면 그에 따라 옷을 맞춰 입고 파티를 하는 것이다. 진숙자 회원은 “올해 오십인 정옥이 언니도 하는데…맏언니가 하니까 우리는 피할 수 없는 미션이다”라며 “원하는 건 다 들어줘야 한다”고 말하며 즐거워했다.

이지클의 화합과 매력은 최근 열린 직지배 전국 볼링대회에도 드러났다. 눈에 띄는 의상과 포즈로 포토상을 수상하며 대회에 참석한 이들을 즐겁게 한 것이다.

취미로 시작한 볼링이 실력을 갖춰가면서 각종 대회에 참가하게 되자 회원들은 승부욕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대회를 일주일 정도 앞두면, 매일 볼링장을 찾는다는 한 회원은 “옷가게에 가서 셔츠를 입었는데 오른쪽이 꽉 쬐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점원에게 '이 셔츠 불량 같아요?'라고 말했는데, 순간 뇌리를 스치는 한 마디는 '오~내 오른쪽 팔뚝…'이었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어울림! 커다란 성취감으로

음성군 생활체육 Qeen대회에서 이지클 지정옥, 이희정 회원이 우승과 준우승을 각각 차지했고 다음 해인 2011년 같은 대회에서 이지클 정미은 회원이 우승했다.

그러던 가운데 2012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1:1로 구성해 한 쌍이 팀을 이뤄 일반적으로 장애인이 먼저 투구하고 비장애인이 커버하는 방식의 어울림 스카치 게임에 참가한 이지클의 한 회원은 “장애인인 파트너가 지팡이를 짚으며 볼링을 하는 것이 안쓰러워 게임 내내 옆에서 함께 손을 잡아줘야 했다”며 “모든 팀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파이팅을 외치며 경기를 마쳤다. 이날 성적은 저조했지만 우승을 열 번은 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며 뿌듯해 했다.


[ 미·니·인·터·뷰 ]

지 정 옥(50) 회장
지 정 옥(50) 회장
“늘 부지런하고 최선을 다하는 삶”

이쁘고! 지적인! 여자볼링클럽인 이지클의 회장을 맡고 있는 지정옥 회장은 “이지클은 많지 않은 회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작은 클럽이지만 너무나 소중한 인연들”이라며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밝고 건강해 보이는 지 회장은 “서로가 잘 단합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지낼 수 있어 회원들에게 고맙다”며 “회원들 하나하나가 욕심을 조금만 더 내서 실력을 쌓아 이지클의 이름을 전국에 떨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결혼과 동시에 맏며느리로서 시어머님과 함께 지금껏 살고 있다”는 지 회장은 남편과 슬하에 두 아들이 있으며 “쉬지 않고 늘 부지런하게 최선을 다하자”는 신념으로 살아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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