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사랑으로 보답하는 아이들”
“더 큰 사랑으로 보답하는 아이들”
  • 고병택
  • 승인 2013.06.19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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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배 무극초 배움터지킴이

▲ 김선배 씨가 무극초 학생들과 하트를 그리며 사진 촬영을 위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선배 씨가 무극초 학생들과 하트를 그리며 사진 촬영을 위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다양한 학교행사가 펼쳐지는 지난 5월, 학교 내.외부의 각종 위험, 사고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하고, 마치 친할아버지가 손주들을 챙기듯 포근하게 학생들을 대하는 '배움터지킴이' 김선배(70) 씨를 만났다.

살갑게 다가오는 해맑은 학생들의 '사랑합니다' 인사 소리가 곳곳에서 연발된다.

지난달 15일, 어린이들의 바른 인성 함양을 위해 무극초등학교에서 마련한 '학교폭력예방을 위한 창의·인성 체험 한마당' 잔치, 어린이들과 함께 하고 있는 그의 모습이 더없이 다정해 보였다.

■ 어린이 안전 파수꾼, 배움터지킴이

퇴직후 어린이들을 통해, 삶의 가치를 확인하고 있다는 김선배씨는 “포기하지 않으면 못할 일이 없다”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취약지역을 순회하며 'here and now'의 개입으로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교사들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문제들을 도와, 학생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일조하는 교사 도우미, 김선배 씨

그는 “배움터 지킴이는 '언제나 우리 곁에 계신다'는 생각을 학생들에게 인식시켜, 심한 장난과 과잉행동을 자제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학생들의 사고,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돈된 주변은 폭력감정을 줄인다”며 학교 곳곳의 휴지를 줍는 등,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아울러 “학생들이 야외에서 장난하다 다치는 경우를 대비해서 항상 긴장하고 있다”며 “칭찬을 통해, 서로 싸우지 않도록 격려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학생들은 순수하고 항상 인사도 잘한다”고 소개하고 “이쁘고, 멋있고, 잘할 수 있다는 말로 칭찬하며, 친손주같이 다가가고 있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어린이들은 나라의 기둥이다. 슬기롭고 건강하게 자라서 우리나라를 이끄는 큰 일꾼이 되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 그에게 학생들은 더 큰 사랑으로 보답하고 있다.

이재섭 교장은 “배움터지킴이 두분이 모두 군출신”이라며 “각자 대대장과 중대장을 지낼만큼 사명감이 투철해, 항상 든든한 마음”이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학교 정·후문을 오가며, 외부 불량청소년 출입 및 낯선 출입자 통제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그는 어린이들의 안전한 등·하교길을 위해, 도로 한복판에서 교통 정리를 해야 하는 위험도 감수하고 있다.

스쿨존 교통수칙을 무시하고 달려드는 일부 차량들 사이에서 안전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교통안전과 관련 그는 “운전자들은 횡단보도 앞에서 '멈춰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해야 한다”며 “시속 30km 이내 스쿨존 속도를 반드시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이재섭 교장선생님의 취임후 학교가 날로 발전하고 있다”며 “무단주차로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던 후문 운동장을 어린이들에게 돌려 준 것 또한 교장선생님의 뚝심의 결과”라고 귀뜸했다.

한편, 배움터 지킴이, 일명 '스쿨폴리스(school police)'는 지난 2005년 시범운영을 거쳐 이듬해부터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2013년 현재 8000여 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퇴직 교사ㆍ경찰ㆍ직업군인 또는 상담전문가가 그 대상으로, 학교폭력 예방과 덕성교육 지원을 주 임무로 하고 있다.


■ 사선을 넘나들던 젊은이, 또 다른 헌신

김선배 씨는 생극초, 무극중, 現매괴고를 졸업하고, 사법고시를 준비하다, 일반병으로 군에 입대, 근무하던 중 보병장교시험에 합격, 직업군인의 길을 걷게 된다.

소대장으로 최전방 철책선을 지키던 그는 1968년 '김신조 무장공비 청와대 피습 사건' 발생후 서울을 지키는 34사단에 배속, 인사처 과장으로 수도방위를 담당하게 된다.

이후 1970년부터 1년 6개월간 월남전에 참전, 백마사단 30연대 1중대장으로 전투에 참가하는 등 질곡의 젊은 시절을 보냈다.

제대후 금왕신협에 입사, 타고난 성실성을 인정받으며 23년을 근무, 전무이사를 역임하는 등 지역 금융계의 유력 인사로 각광을 받게 된다.

특히, 학업에 대한 갈망 또한 남달라, 1995년 건국대 최고지도자 과정을 수료하고, 지난해 강동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 만학을 실현하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음성군청 농정과에 근무하는 장녀 김설아 씨는 부친에 대해 “담배·술을 일절 안하시고, 자상하게 가정을 돌보셨다”며 “한달 용돈이 만원일 정도로 근면하신 분”이라며 존경을 표했다.

인터뷰 중 부인에 대한 이야기에 그의 낯빛이 갑자기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부인이 현재 대장암 투병중이라는 사실을 조심스럽게 전한 그는 “많이 호전되어 다행”이라며 “신앙의 힘으로 이를 극복하고 있다”며 애틋한 심경을 토로했다.

실제로, 김선배(세레명 토마스) 씨는 생극천주교회 평신도사도직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독실한 카톨릭 신자이다.

이와 관련, 그는 '빈첸시오'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소록도 돕기, 아프리카 기아아동 돕기 등 또 다른 헌신을 하고 있다.

배움터 지킴이 김선배 씨, 국가의 명을 받고 사선을 넘나들던 젊은이는 이제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한 파수꾼으로, 카톨릭 신자로서 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에 여생을 바치고 있다.

“서로 나누고, 돕고 사는 기쁨” 김선배 씨의 따뜻한 미소가 더없이 정겨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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