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풍양속 지키며 정겹게 사는 마을
미풍양속 지키며 정겹게 사는 마을
  • 김학범
  • 승인 2018.10.23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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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소면 수태1리

수태1리 전경
수태1리 전경

마을 소중한 젖줄 소석천변에 대규모 농경지 형성
전통 풍습 품앗이 통해 농사철 부족한 일손 해결

대소면 부윤리에서 대동로를 타고 가다가 덕산면 방향으로 초금로를 타고 들어가다 보면 낮은 산 구릉과 들녘에 길게 늘어서 있는 잘 정돈된 세 개의 마을이 보인다.
수태1리는 그중 첫 번째 마을로 북쪽으로는 대소에서 맹동으로 연결되는 515번 도로가 있고, 남쪽으로는 513번 도로가 연결돼 있어 농촌마을로서는 비교적 교통상황이 좋은 마을이다.

소석천변 농경지 풍부
수태1리는 가잠이, 한미, 신송(신솔배기), 구송(구솔배기) 등 네 개의 자연마을이 합쳐져 있는 마을로 50가구에 120명의 주민이 정겹게 살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마을 주민의 연령대는 농촌마을 대다수가 그렇듯이 60대 이상의 주민이 대부분이며, 50대 이하는 손꼽을 정도다.
마을 앞으로는 마을의 소중한 젖줄인 소석천이 흐르고 있다. 소석천은 덕산면에서 미호천과 합류해 금강으로 흘러가고 있는 하천으로 하천변에 많은 농경지가 형성돼 있어 주민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벼농사와 함께 하우스재배로 수박농사를 하고 있다. 또한, 밭과 논둑에는 양념류인 고추, 들깨, 참깨 등도 재배하고 있다.

품앗이로 농사 인력난 해결
수박농사가 많은 이 마을은 수박넝쿨이 한참 성장하면 수박곁순을 4∼5일마다 제거해줘야 해 일손이 많이 필요하다. 이를 해결하고자 수태 1리 마을 주민들은 혼자 힘들게 일하기보다는 품앗이를 통해 일손을 해결하고 있다.
품앗이란 힘든 일을 서로 거들어 주면서 품을 지고 갚고 하는 이 마을의 전통적인 풍습으로 이 풍습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이유는 수태1리 주민들 대부분이 조상 때부터 대대로 이 마을에 살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품앗이로 일을 하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농사일의 지루함과 고단함을 덜어낼 수 있고, 혼자서 일하는 것보다 주민 사이에 정도 쌓이면서 일의 능률도 훨씬 올릴 수 있어 주민들이 선호하고 있다.

 수태1리 주민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태1리 주민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마을의 자랑거리 마을회관

수태1리 마을의 자랑거리로는 주민들이 일체 단결해서 1999년도에 준공한 마을회관을 들 수 있다. 당시만 해도 마을회관 건립이 어려운 시점에 마을 주민들이 일체 단합해 적게는 2만 원부터 많게는 200만 원까지 십시일반으로 현금과 물품을 기증해 마을회관 부지를 매입하는 데 온 힘을 다 기울였다. 그러자 이를 지켜보던 대소면 지역의 유지들도 부지매입에 힘을 보태줘 총 100여 명의 인사들이 참여해 현재의 마을회관 부지가 마련 됐다. 이후 군에서 예산을 건축 비를 절반 정도 지원해 줘 마을회관 겸 경로당을 건립했다.

주민 단합된 힘 과시
수태1리는 해마다 추석 때가 되면 마을주민 모두가 참여해 마을 진입로와 마을 안길의 도로변 잡초제거와 환경정화 행사를 실시한다. 주민들이 이 일을 하는 이유는 고향을 찾는 출향민들과 방문객들에게 깨끗한 마을의 이미지를 전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마을 주민들의 단합된 힘을 과시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또한 수태1리 마을 주민들은 평소에도 기제사 다음날 아침에는 주민들을 초청해서 함께 모여 탕국과 제사음식을 서로 나눠 먹는 풍습이 있다. 이 풍습은 오래전에 대부분의 시골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습이었으나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는 마을은 많지 않다.
또한 여름철에는 경로당에 모여 삼계탕을 나누고, 가을이면 마을 주민들이 단체로 가을야유회를 가는 등 어느 마을 부럽지 않은 정을 함께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마을 어르신들 부모 대하듯 섬겨


박민수(59) 이장은 수태1리가 고향으로 18년째 이장을 맡고 있다. 그는 하우스 수박농사와 벼농사를 짓고 있는 대농으로 농사일로 바쁜 가운데도 현재 대소면 이장협의회장, 대소농협 이사, 부윤초등학교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으며 대소라이온스클럽에서도 15년째 봉사활동을 하며 올해 초 까지 회장을 맡기도 했다. 군 제대 후 고향에 돌아와 보니 막내였다는 박 이장은 “마을 어르신들을 부모님 모신다는 마음으로 섬길 것”이라고 말했다.

회원들 건강과 행복한 노년 소망

권영진(71) 노인회장은 이 마을에서 나서 자라 이 마을을 지키고 있는 마을의 터줏대감이라고 할 수 있다. 권 노인회장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논 6600㎡과 밭 3300㎡를 직접 농사를 짓고 있다. 올해로 노인회장이 된지 3년째로 30명의 회원을 이끌고 있는 권 노인회장은 “모든 회원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며, 노년도 아름답고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 귀촌으로 마을 활기 찾기 원해

최경민(57) 새마을지도자는 수태1리가 고향으로 직장을 다니면서 마을에서 논농사도 짓고 있다. 최 새마을지도자는 “ 박 이장과 함께 마을 임원들이 하나가 돼 마을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에 젊은 세대들이 많이 귀촌해 와 마을이 활기가 넘치고, 가능하면 아기울음 소리도 들어보고 싶다”는 최 지도자는 “마을의 아름답고 좋은 풍습이 오래도록 보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을일에 팔 겉고 나서는 마을의 살림꾼

이명자(61) 부녀회장은 3년째 부녀회를 이끌고 있는 마을의 일꾼이다. 홀몸으로 텃밭과 논농사 3300㎡를 경작하고 있는 이 부녀회장은 마을 일이라면 팔 걷어 부치고 나서는 마을의 살림꾼이다. 부녀회원들과 함께 마을의 온갖 굿은 일을 도맡아하고 있는 이 부녀회장은 마을의 행사 때마다 음식준비를 하고 있고, 경로당 청소 등 마을 구석구석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가정에서도 1남 1녀의 자녀를 잘 키우고 있어 주민들의 칭찬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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