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값 또 오른다’… 서민들 겨울나기 걱정
‘연탄 값 또 오른다’… 서민들 겨울나기 걱정
  • 음성자치신문
  • 승인 2017.11.0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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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르게살기운동 음성군협의회는 지난 9월 18일 올 들어 첫 독거노인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사랑의 연탄 300장을 지원, 따뜻한 온정을 나눴다.
▲ 바르게살기운동 음성군협의회는 지난 9월 18일 올 들어 첫 독거노인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사랑의 연탄 300장을 지원, 따뜻한 온정을 나눴다.


정부, 연탄보조금 2020년까지 폐지 위해 가격인상 계획
“밥은 한 끼 굶어도 연탄 없으면 죽어”서민들 목소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서릿발이 쳤다. 월동준비 중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게 난방연료다. 다가오는 겨울을 앞두고 연탄가격이 인상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에너지빈곤층의 겨울나기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연탄보조금 폐지를 목표로 단계별 연탄가격 인상계획 하에 올해도 일부 보조금이 삭감될 예정이라서 연탄가구의 겨울나기에 염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탄보조금은 세 종류다. 먼저 연탄판매점에 지급하는 수송보조금과 생산제조업체에 지원하는 생산제조보조금, 광산에서 석탄을 캐는 업체에 톤당 지급하는 보조금 등이 있다. 정부는 수송보조금에 대해 연탄 한 장당 24원 25전을 지원하지만 이 지원금을 연차적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생산제조업체에 지원하는 제조보조금도 마찬가지다.

음성군 소재 연탄을 생산하는 K사 관계자는 “현재 연탄 한 장당 공장도 고시가격은 446.75원이다. 작년 10월 보조금이 삭제되면서 장당 80원이 인상됐다”며 “올 연말쯤 추가 보조금 삭감이 이뤄질 것으로 에상돼 공장도 고시가격은 최소 20% 이상 인상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최 모(70대·음성읍) 할머니는 최근 들려오는 연탄가격 인상 소문이 달갑지 않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살이에 장당 540원짜리 연탄을 때며 난방을 하고 있는 최 할머니, 그런 할머니에게 연탄 가격이 장당 100원씩 오른다는 소문은 가뜩이나 어려운 삶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밥은 한 끼 굶어도 연탄은 하루 없으면 추워서 견딜 수 없다”는 최 할머니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연탄가격 인상 소문은 화훼농가와 영세 자영업자에게도 한숨으로 돌아온다. 관내 소규모 자영업자 대부분은 가게 난방으로 비싼 석유난로는 먼 나라 얘기다. 화훼농가도 마찬가지다. 비싼 경유 대신 연탄과 경유를 겸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같은 소문을 우려하는 것은 연탄제조공장과 판매점도 마찬가지. 30년 째 연탄판매점을 운영하는 D업체는 올해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연탄가격을 장당 100원(약 20%) 정도 기습인상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처럼 현행 530원~550원인 연탄가격이 20% 정도 오르면 연탄 소비자가격은 600원 이상이 된다. 여기에 배달료 등을 포함하면 그 이상이 돼 연탄가구의 큰 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D업체 관계자는 “난방연료로 연탄을 사용하는 곳은 서민가정만이 아니다. 화훼농가와 영세자영업체도 석유 등 다른 에너지를 사용할 여력이 없다. 연탄은 대부분 사회적 약자들이 사용하는 연료다”며 “정부가 연탄가격을 20% 인상하게 되면 이들은 더욱 빠듯해 지고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사회양극화와 빈곤의 고착화는 더욱 짙게 드리워질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탄가격이 상승하면 연탄을 때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져 매출이 크게 준다”며 “연탄가격을 올리는 것보다는 보조금을 유지하는 것이 제조업체나 연탄가구들에 좋은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더 큰 문제는 저소득가구에 지원되는 사랑의 연탄이다. 어느 가정은 중복지원 돼 넘쳐나고 있는 반면 어느 가정은 꼭 필요한데도 전혀 지원되지 않고 있어 연탄지원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일고 있다”며 수혜자 선정 등 지원방법에 대해 개선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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