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소면 삼호1리
대소면 삼호1리
  • 음성자치신문
  • 승인 2017.09.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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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홍수 등 자연재해 없는 천혜의 마을
▲쇠머리마을 입구에 삼호1리 마을 재경향우회에서 세워놓은 마을 표지석이 서있다.
▲쇠머리마을 입구에 삼호1리 마을 재경향우회에서 세워놓은 마을 표지석이 서있다.


쇠머리, 작은죽골에 100가구 200명 가장 큰 규모
황새가 둥지를 틀었던 400년 된 물푸레나무 보존

대소면 대소초등학교에서 진천군 이월방향으로 3.5km 정도 달리다 보면 넓은 들판에 무럭무럭 자라는 녹색 짙은 벼를 만난다. 이 곳이 바로 대소면 삼호1리이다.

삼호리는 본래 충주군 사다면에 속해 있다가 1906년 음성군에 편입됐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오삼리, 연호리, 소죽리, 우두리의 일부를 병합해서 오삼리의 삼자와 연호리에서의 호자를 따서 삼호리라고 해서 대소면에 편입됐다. 이후 삼호리는 행정 편의에 따라 3개의 리로 분리됐다.

소 머리 닮고 대나무 많은 작은죽골

삼호1리(이장 강성태)는 마을 지형이 누운 소를 닮은 데다 머리에 해당한다고 해서 붙여진 쇠머리부락과 대나무가 많이 자란다고 해서 붙여진 작은죽골부락이 합쳐진 곳이다.

총 100가구 200명 주민 중 쇠머리에 70가구 140여 명이 거주한다. 작은죽골은 20가구에 30여 명의 주민만 살고 있어 마을 행정의 주도권이 대부분 쇠머리에 있다.

이 마을은 대소면에서도 규모가 큰 마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농촌의 현실이 그렇듯 이 마을도 젊은이의 수는 적고 고령자들이 많은 전형적 농촌의 모습을 띄고 있다. 현재 쇠머리에는 65세 이상 노인만 75명에 이르고 있다.

물 걱정 없는 천혜마을
삼호1리 마을의 특징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물 걱정이 없다는 것이다. 비가 안 오면 날이 가물어서 걱정이고 비가 많이 오면 수해가 걱정인 다른 마을과 달리 이 마을은 아무리 날이 가물어도 물이 부족하지 않고, 아무리 폭우가 쏟아져도 수해 걱정이 없다.

그 이유는 마을 주변에 미호천, 실원천 등 커다란 개천들이 있어 사시사철 물이 흐르는데다가 비가 많이 오면 개천이 배수로의 역할을 해서 물이 넘치지 않게 해주기 때문에 마을에는 전혀 피해를 주지 않는 그야말로 천혜의 마을이다.

이런 지형적 이점 때문인지 주민 일부는 고추, 참깨, 콩, 감자, 고구마 등 밭작물을 재배하고, 소수는 수박, 멜론 등 특수작물을 재배하고 있지만 대다수는 벼농사를 지으며 산다. 그러나 쌀값이 오르지 않는데다가 주민들이 연로해 외지에서 일꾼을 불러오는데 인건비가 너무 비싸 농사를 지어도 타산이 안 맞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황새가 살아 유명해진 마을
이 마을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세계적 희귀조인 황새가 둥지를 틀고 살던 마을이었기 때문이다. 본래 이 마을은 황새거주지로 인정받아 일제시대 때 천연기념물보호지 120호로 지정됐다. 이를 입증하는 비석이 발굴돼 현재 마을회관에 복원돼 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황새가 이 마을에 정착해 산 것은 인근에 먹잇감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개천들이 많고 마을에는 둥지를 틀 수 있는 커다란 물푸레나무가 있어 이곳을 주거지로 여기며 산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가 6.25 전쟁 이후 황해도와 충청도 인근에서 발견되던 황새가 자취를 감추고 유일하게 이 마을에서만 한 쌍이 발견되자 정부는 1968년에 이 마을을 천연기념물보호지 199호로 다시 지정했다. 그러다가 당시 두개의 알을 품고 부화 중이었던 수컷 황새가 서울에서 내려온 밀렵꾼에 의해 사살된 후 평생 일부종사하는 습성을 가진 암컷 황새가 혼자 수절하다 숨을 거둠에 따라 국내의 텃새인 황새는 멸종했고 문화재청은 1973년 7월에 이 마을을 천연기념물 보호지에서 해지시켰다.

하지만 아직도 황새가 살던 400년 넘은 물푸레나무는 황새의 슬픈 사연을 간직한 채 마을 한복판에 있다. 그러나 새마을 운동으로 마을길을 넓히면서 개인 집 뜰 안에 갇혀버린 탓에 속히 보호수로 지정되지 않으면 언제 고사할지 몰라 주민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마을 앞 도로 교통사고 위험천만
한적하고 조용한 전형적 농촌마을이었던 이 마을 주변에 최근 산업체가 많이 들어서면서 차량통행이 빈번해지자 음성군은 주민들이 농로로 사용하던 작은 길을 2차선 지방도로 확장했다. 그때부터 많은 차량이 과속으로 달리면서 논밭에 일하러 오고가던 주민들이 빈번한 교통사고에 시달리다가 심지어는 사망사고까지 발생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군은 교통 신호둥은 물론이고, 과속방지턱 하나 설치해 주지 않아 농사를 짓기 위해 도로를 건너는 주민들은 늘 불안해하고 있다.

강성태 이장은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신호등과 과속방지턱을 설치해 달라고 수차례 군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여러 기관이 의논해서 결정해야 한다는 이유로 몇 년째 묵묵부답”이라고 했다. 하는 수 없이 주민들은 마을로 들어오는 통로 두 곳에 임의로 과속 방지선을 그려놓고 자신들을 보호하려 하고 있지만 그것으로는 소용이 없어 군이 속히 주민들의 안전을 위한 대책을 세워주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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