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노예였다”… 퇴직자들 군내 대형병원 고발
“우리는 노예였다”… 퇴직자들 군내 대형병원 고발
  • kcm
  • 승인 2017.08.1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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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정산 환급금, 퇴직금 등 지급 안 돼 고용노동부에 진정
연말정산 환급금, 퇴직금 등 지급 안 돼 고용노동부에 진정
퇴직자 빈자리 남은 직원으로 충당 … 의료서비스 저하 우려
“나하곤 관련 없는 일” vs “이사장 새로 오면서 발생” 대립


지역 의료시설로는 최고의 시설을 갖췄다는 군내 A병원이 규모와 달리 근로자들이 억울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어 갑질논란에 휩싸였다.
이 병원은 지난해 10월 새로운 이사장을 맞이했다. 이 병원 퇴직 근로자들에 따르면 문제 발단은 이때부터다. 새로 부임한 이사장은 기존 근무형태가 합당치 않다며 바꾸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가정 내 경조사와는 상관없이 일하지 않은 날은 무조건 10만~13만원씩 월급에서 차감했다.
이로써 기존에 받아왔던 월급에서 적게는 몇 십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 가까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병원측은 직원들의 연말정산환급금과 퇴직금(퇴사 후 2주이내 지급해야 함) 등을 지급하지 않아 고용노동부 충주지청에 고발된 건수만도 12건이 넘는다.
이에 직원들은 하나 둘씩 병원을 떠나게 됐고 인력충원 없이 그나마 남은 직원들이 추가 업무를 보고 있어 업무과중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 이에 의료서비스 저하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병원에서 근무하다 최근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퇴사한 B씨는 “지난해 새로 이사장이 부임하면서 감당할 수 없는 근무를 강요당했다”며 “이후 직원들은 계속적으로 퇴사를 하고 있다. 그나마 남아있는 직원들은 생계를 위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그는 “오후 7시 30분에 출근해 다음 날 오전 7시 30분까지 12시간 밤샘근무를 했지만 나이트수당(야간수당, 시간당 3만원) 8시간과 나머지 4시간인 시간외 수당을 제외하면 기본급은 최저임금도 안 되는 월급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원은 최저임금도 안 되는 월급을 주면서 계속 근무할 건지 말건지 결정하라며 막무가내로 밀어붙였다”며 “관내 최고의 병원이라는 곳에서 상상할 수없는 사태가 벌여지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B씨는 “병원의 계속되는 이런 행태에 병원은 부를 쌓을 수 있겠지만 그로 인해 직원들은 직장을 잃고 주민들은 질 낮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런 병원이 지역에 존재하는 한 그 피해는 오롯이 주민들 몫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또 다른 직원 C씨는 “20년 넘게 의료기관에서 일 해왔지만 이런 병원은 처음이다. 마치 직원들을 노예취급하고 있다”며 분통해 했다.
그러면서 “이사장에게 근로계약서를 쓰자고 요청했지만, '내가 주고(쓰고) 싶을 때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맘대로 부려먹고 싶어 (근로계약서를)쓰지 않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병원 간부급 관계자는 “내부적인 문제다. 나는 대답할 수 없으니 이사장을 직접 만나서 물어보라”며 직답을 피했다.
또한 이 병원 이사장은 “퇴직자들이 민원을 넣은 것은 나하곤 관련 없다. 이 문제는 前 이사장과 관계이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나는 (부임한지) 1년이 안됐다”며 “또한 이 부분에 있어 선생님(기자)에게 말할 의무 없다.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라고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면서 인터뷰를 거절해 더 이상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주민 C모(금왕읍) 씨는 “인구 10만 도시에 변변한 병원조차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한 곳이 바로 음성군이다. 그나마 이 병원이 있어 응급환자가 발생되면 조금은 안심이였다”고 관내 의료실정을 전했다.
이어 “그렇게 다행으로 여겼던 병원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이는 직원들뿐만 아니라 주민들을 농락하는 행태다. 결코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사안이 아니다”며 “음성군은 남의 일 보듯 하지 말고 주민들의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긴급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응급의료지정병원이라며 건물 외벽에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이 병원. 하지만 운영실태는 관내 최고 병원이라는 게 무색할 정도다. 주민들의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과 그곳에서 환자돌봄을 천직으로 여기는 직원들의 희생이 값없이 무너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주민들의 간절한 바람이다. 음성군과 병원측의 책임있는 대책마련에 지역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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